[미용실성공사례]어르신과 남성 고객 잡았더니 가족 단골이 넝쿨째
《희망이야기》/창업주 이야기 2016. 3. 16. 14:13 |[미용실 50대 성공사례] 221호점 ‘썬헤어’ 장영옥 원장
어르신과 남성 고객 잡았더니 가족 단골이 넝쿨째
50대 여성의 창업은 드문 일이 아니다. 하지만 미용실이라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몇 시간씩 서서 일하려면 체력 소모가 상당한데다, 트렌디한 스타일을 중시하는 20~30대 여성이 주요 고객층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경쟁 미용실이 10여개 이상 몰려 있는 아파트 단지에 위치해 있다면 ‘게임 오버’라고 봐도 무방하다.
충남 천안에 위치한 썬헤어
하지만 언제나 예외는 있는 법이다. 2014년 11월 1일 첫 영업을 시작한 충남 천안의 ‘썬헤어’ 장영옥 원장이 그렇다. 그는 몇 발자국 간격으로 미용실이 빼곡히 들어선 레드오션에서 자신만의 장기를 십분 발휘해 작지만 의미 있는 블루오션을 만들어냈다. 서울토박이로 일정한 정서적 거리감이 있는데다, 미용실 위치도 아파트 단지에서 조금 벗어난 불리한 조건에서 이뤄낸 값진 결과다.
“창업 컨설턴트는 아파트 상가 건물을 권하셨어요. 미용실은 단골이 중요한데 제가 외지인이다 보니 아파트 단지와 가까울수록 고객 유치가 수월할 거라고 본 거죠. 그런데 저는 마음에 안 들더라고요. 사방이 아파트로 막혀 있어서 답답해 보였거든요. 자리를 조금 늦게 잡더라도 시야가 탁 트인 도로변이 좋겠다 싶었죠. 그런데 막상 오픈을 해보니 두 달 넘게 손님이 오질 않더라고요. 아차 싶었죠. 주변에 미용실이 13개나 있는데다 가격도 저렴한 편이어서 제가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었던 거예요.”
여느 사람이라면 두 손 들고 포기했을 법하다. 실제로 비슷한 시기에 문을 연 미용실 몇 곳이 악재를 버티지 못하고 몇 달 만에 문을 닫았다. 하지만 장영옥 원장은 오히려 위기 속에서 기회를 발견했다. 젊은 원장님들은 꺼리는, 미용실 손님 중 가장 까다롭고 예민한 어르신 고객들을 집중공략하기로 한 것이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썬헤어 '장영옥'원장
“어르신들은 굉장히 예민하세요. 헤어스타일이 조금만 마음에 안 들어도 역정을 내시고, 정해진 가격을 깎는 일도 다반사에요. 죄송한 말씀이지만 힘은 힘대로 들고 매상에는 전혀 도움이 안 되는 손님인 거죠. 그런데 결코 무시할 수 없는 게 대부분 자녀부부와 같이 사시거든요. 어르신 한마디에 아들과 며느리, 손자들 미용실이 결정돼요. 한마디로 어르신이 만족하시면 가족 전체가 단골이 되는 거예요. 실제로 다른 데서는 2만 원 받는 펌을 1만5천 원에 해드리고, 염색도 약값 1만 원만 받고 해드렸더니 다음엔 손주를 데리고 오고, 그 다음엔 아들이 오고 며느리가 오더라고요. 한 달 카드결제가 평균 300건쯤 되는데, 카드를 같이 쓰는 가족이 많으니까 단골이 300가구쯤 되는 것 같아요.”
쿠폰제도도 가족 단골을 확보하는데 혁혁한 공을 세우고 있다. 보통 10회 이용 후 1회 서비스가 일반적인데, 장영옥 원장은 7번으로 숫자를 확 줄였다. 가족 넷이 두 번씩만 이용해도 금세 무료 커트 서비스를 받을 수 있어 인기가 높다. 눈앞의 이익만 따지면 손해일 수 있지만 가족 전체를 단골로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오히려 이익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장영옥 원장은 파격적인 서비스를 통해 남성들도 단골로 만들었다. 남성커트전문점에서 1만 원에 제공하는 좌식 샴푸와 두피마사지를 무료로 제공한 것이다. 현재 손님 10명 중 4명이 남성일 정도로 만족도가 높다. ‘미용실은 여성들의 공간’이라는 편견은 이곳에서 설자리를 잃은 지 오래다.
손님들과 즐겁게 대화를 나누며 일하는 '장영옥'원장
2015년 8월 현재 ‘썬헤어’의 월평균 매출액은 500만 원을 한참 웃돈다. 최근 들어 하루에 한두 명씩 새로운 손님이 찾아온다고 하니 600만 원을 넘기는 것도 시간문제다. 창업주의 연령과 입지조건을 고려하면 결코 적은 숫자가 아니다. 2013년 1월, 도망치듯 서울에서 천안으로 내려온 때를 떠올리면 지금 누리는 행복이 믿기지 않을 정도다.
“10년 전에 애들 아빠 사업이 잘못되면서 그 빚을 제가 떠안게 됐어요. 미용실을 하면서 조금씩 갚았는데 더는 버틸 수 없어서 어쩔 수 없이 파산 신청을 하고 천안으로 내려왔죠. 동생이 하는 식당에서 일을 도우며 애들하고 겨우 먹고 살았어요. 그러다 우연히 희망가게 광고를 본 거예요. 이거다 싶어서 식당을 그만두고 블루클럽에서 세 달 정도 파트타임으로 일했어요. 일 년 공백을 어떻게든 메우고 싶어서요. 그때 나이가 50이었는데 걱정이 앞섰지만 도전하길 정말 잘한 것 같아요. 덕분에 아이들에게 떳떳한 엄마가 될 수 있었으니까요. 자기 기술이 있는 분이라면 주저 말고 희망가게에 문을 두드렸으면 좋겠어요. 어쩌면 우리에게 주어진 마지막 기회일지도 모르니까요.”
글 권지희 ㅣ사진 김흥구
씨앗뿌리기 변화사업국 특별사업팀│이수연 간사
희망이란, 내일을 향해서 바라보는 것만이 전부는 아니라고 합니다. 내일을 위해서 오늘 씨앗을 뿌리는 것. 그거야 말로 진정한 의미에서의 희망이라고 합니다. 작지만 나의 봉우리를 알뜰하게 가꾸는 것, 그리고 다른 봉우리와 함께하는 것. 아름다운 한부모 맘들께 그 방법을 배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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