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어집 성공사례]장어 대박집의 비밀, 발품과 손품의 완벽한 콜라보
《희망이야기》/창업주 이야기 2016. 3. 14. 17:33 |[장어집 성공사례] OO호점 ‘바다장어나라’ 안은숙 대표
장어 대박집의 비밀, 발품과 손품의 완벽한 콜라보
옛말에 ‘자식을 보고 싶으면 장어를 먹어야 한다’는 말이 있다. 사계절 보양식으로 손꼽히는 장어는 남성의 스태미나 증진은 물론이고, 풍부한 콜라겐으로 여성의 피부미용에도 효과 만점인 음식이다. 또한 면역력을 높이고 노화 방지에도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맛있는 장어 집을 찾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가격 경쟁력 때문에 저렴한 필리핀산이나 항생제로 양식된 중국산 장어를 취급하는 식당이 많아서다. 국내산 장어라도 냉장이나 냉동 상태로 유통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장어 맛집은 전국에서도 손에 꼽힌다.
전남 목포에 위치한 바다장어나라
전남 목포에 위치한 장어 전문점 ‘바다장어나라’가 맛집으로 꼽히는 건 그래서다. 식당 입구에 위치한 수족관에는 완도 청정 앞바다에서 건져 올린 살아있는 장어들이 항상 가득 채워져 있고, 주문과 동시에 장어를 잡아 손질해 소금구이 또는 탕을 끓여 손님상에 올린다. 푸짐한 양과 쫄깃한 식감 덕분에 이곳 장어를 먹어본 사람은 절대 다른 집 장어를 먹지 못할 정도다.
바다장어나라 외관 모습
바다장어나라 실내 모습
이곳의 메뉴는 총 다섯 가지다. 장어 뼈를 푹 고아 만든 육수로 맛을 낸 장어탕(1만 원), 통통하고 쫄깃한 식감이 일품인 장어구이(1만7천 원), 입에 넣자마자 사르르 녹는 장어회(4만5천 원), 매콤한 맛이 침샘을 자극하는 장어주물럭(大 5만5천 원), 씹을수록 고소한 장어샤브샤브(5만5천 원) 등이다. 장어를 회와 구이와 탕으로 한 번에 즐길 수 있는 코스(大 8만5천 원) 메뉴도 인기다. 여기에 한상 가득 차려내는 각종 밑반찬들이 한층 입맛을 돋운다.
바다장어나라 한상차림
목포지역 다른 장어 집과 비교해 탕은 2천 원, 코스는 1만5천 원이나 저렴하다. 특히 장어탕은 다른 집과 달리 매번 살아있는 장어로 끓여내는 데도 가격이 더 싸다. 신선하고 양도 푸짐하고 맛도 훌륭한데 가격까지 저렴하니 식사시간마다 북새통을 이루는 것은 당연지사다.
바다장어나라 메뉴
가격의 비결은 안은숙 대표의 발품에 있다. 다른 집들은 지척인 목포 어판장에서 장어를 조달하는 반면, 안은숙 대표는 매주 완도까지 가서 눈으로 직접 상태를 확인한 후 구매하고 있다.
“그 집 장어가 맛있고 푸짐하더라, 이런 말이 나와야 손님들이 계속 오잖아요. 너무 돈 계산만 하면 손님들이 먼저 알고 발길을 끊어요. 그래서 완도에서 장어를 사오는 거예요. 목포보다 1kg당 5천 원 정도 더 싸거든요. 살도 실하고요. 다른 곳보다 싸게 사오니까 안 아끼고 넣는 거죠. 이제는 습관이 돼서 어림짐작으로 고기 양이 적다 싶으면 한 움큼 더 넣어요. 손님들이 푸짐하고 맛있다고, 소개 받아서 왔는데 그럴 만하다고 말씀들을 해주세요. 게으름 안 피우고 정직하게 하니까 손님들이 알아주시더라고요. 정말 열심히 살면 좋은 결과가 있는 것 같아요.”
바다장어나라의 대표 메뉴는 바다장어구이. 맛이 으뜸이다.
손품도 가격을 낮춘 비결 중 하나다. 20년 가까이 식당일을 해온 안은숙 대표는 노점 떡볶이 장사부터 고깃집, 횟집에 이르기까지 안 해본 업종이 없을 만큼 잔뼈가 굵다. 힘 좋은 장어 손질은 남자들도 어려운 종목이지만, 안은숙 대표는 눈 감고도 할 만큼 베테랑이다. 직접 손질로 인건비를 절감해 가격을 낮춘 셈이다.
장어 손질을 직접하는 안은숙 대표
“맛집으로 소문이 나니까 배우겠다고 오는 분들이 여럿 있어요. 그런데 하루 이틀 만에 두 손 들고 포기하는 경우가 태반이에요. 매일 점심저녁으로 16가지 반찬을 새로 만들고, 장어도 직접 손질하는 모습을 보더니 자기는 못하겠대요. 사람을 쓰면 안 되느냐고 하는데 인건비가 만만치 않거든요. 적극 권해드리고 싶지만 사실 대단한 각오 없이는 하기 어려운 일이긴 해요.”
안은숙 대표는 2012년 5월 장어 집을 오픈하고 한동안 쉬는 날 없이 일했다. 9시 출근과 동시에 반찬을 만들고, 점심장사가 끝나면 저녁 반찬을 만들고, 주문이 들어올 때마다 장어 손질을 하고, 5분도 쉴 틈 없이 바쁘게 일했다. 손님을 더 받겠다고 새벽 3시까지 영업하는 날도 부지기수였다. 얼마 전부터 한 달에 이틀은 문을 닫고, 저녁장사도 밤 9시30분이 되면 손님을 안 받곤 있지만 강행군은 여전하다. 절박함 때문이다.
바다장어나라 안은숙 대표
“둘째가 뱃속에 있을 때 이혼했어요. 그때부터 안 해본 일이 없어요. 친정엄마한테 애들 맡기고 식당일을 다니며 먹고 살았죠. 비록 포장마차이긴 해도 3년 정도 제 가게도 했었고요. 그런데 아이들이 커갈수록 더는 품팔이로 먹고살기가 힘들더라고요. 작아도 내 가게를 해보고 싶어서 조금씩 돈을 모았어요. 그런데 막상 알아보니 점포 임대료며 시설비 등이 너무 비싸더라고요. 한동안 술만 마시고 많이 힘들었어요. 그러다 우연히 희망가게를 알게 된 거예요. 모르는 게 많아 계속 물어보고, 인터넷도 할 줄 몰라서 한 시간 거리 무안까지 가서 교육도 받았어요. 정말 어렵게 내 가게를 차린 거예요. 그러니 당연히 열심히 해야죠. 남의 도움으로 일어선 만큼 반드시 살아남아야 하고요. 제가 밤낮없이 일하는 이유에요.”
그 덕일까. 2015년 9월 현재 ‘바다장어나라’의 월평균 매출액은 3천5백만 원 남짓이다. 전년에는 4천만 원을 넘어선 달도 여럿이다. 대출금을 갚느라 아직 6평짜리 달동네 무허가 판자촌에서 고등학생 둘째아들과 살고 있지만, 마음만큼은 누구보다 넓고 평온하다.
“큰 거 바라지 않아요. 저 건강하고, 우리 아들들 착하게 지내고, 형편이 따라준다면 나보다 어려운 사람들을 도와주고, 그러면 너무 좋을 것 같아요. 제가 도움을 받은 만큼 베푸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욕심을 더 내본다면 제 소유의 건물에서 장사를 하면 너무 좋겠죠. 언제 이뤄질지 모르지만요. 그때까진 열심히 일하려고요. 고마운 분들에게 보답할 방법이 그것뿐이니까요.”
미소도 아름다운 안은숙대표
글 권지희 ㅣ사진 김흥구
씨앗뿌리기 변화사업국 특별사업팀│이수연 간사
희망이란, 내일을 향해서 바라보는 것만이 전부는 아니라고 합니다. 내일을 위해서 오늘 씨앗을 뿌리는 것. 그거야 말로 진정한 의미에서의 희망이라고 합니다. 작지만 나의 봉우리를 알뜰하게 가꾸는 것, 그리고 다른 봉우리와 함께하는 것. 아름다운 한부모 맘들께 그 방법을 배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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