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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 전용 대출, 문턱 더 낮아진다
미소금융, 신용등급 제한하지 않고 고정 소득 따지기로…새희망홀씨, 지원 규모 3천억원 늘려
기사입력시간 [1160호] 2012.01.11  (수) 조재길│한국경제신문 기자  

   
지난해 1월6일 김석동 금융위원장이 서울 금천구 시흥동 시흥새마을금고를 찾아 서민 전용 금융 상품인 햇살론의 지원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 연합뉴스

경남 창원의 대로변에서 떡볶이, 어묵, 김말이 등을 파는 송 아무개씨(57) 부부는 하루하루가 고달프다. 2002년 월드컵 개최를 전후로 식용견 사업이 망하면서 큰 빚을 졌기 때문이다. 송씨는 최근 지인으로부터 귀가 번쩍 뜨일 만한 얘기를 들었다. 한 은행이 취급하는 ‘미소금융재단’에 가면 신용불량자에게도 저리 대출을 해준다는 것이다. 반신반의하던 송씨는 상담 결과 4천5백만원을 연 4.5%의 저리로 빌릴 수 있게 되었다. 송씨는 “이제 트럭을 사, 목 좋은 곳을 옮겨다니며 장사를 할 수 있게 되었다. 그동안 창피만 당할 것 같아 은행에도 못 갔는데 이제 정상적인 생활을 할 희망이 생겼다”라고 기뻐했다.

생계 비용이나 사업 자금을 구하기 위한 목적으로 은행에서 돈을 빌리고 싶어도 여의치 않은 사람이 많다. 고정 소득이 너무 적거나 과거의 연체 기록 탓에 신용등급이 낮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1~10단계의 신용등급 가운데 6단계 이하이면 은행 대출을 이용하기 어렵다. 이런 저신용자들은 연리 20% 안팎의 저축은행이나 최고 39%인 대부업체 대출을 쓸 수밖에 없다. 일부는 연 40%를 초과하는 불법 사채를 빌려야 하는 형편이다. 신용이 낮은 사람들이 ‘빚의 악순환’에서 탈출하기가 쉽지 않은 이유이다.

이 고리를 끊기 위해 정부와 은행, 기업들이 최근 들어 ‘서민 전용 대출 상품’을 속속 선보이고 있다. 올해부터는 각 대출 창구를 확대하는 한편 지원 금액도 종전보다 크게 늘리기로 했다. 급전이 필요한 서민들에게는 희소식이다.

서민 전용 대출 상품으로는 미소금융과 새희망홀씨, 햇살론, 바꿔드림론 네 가지가 대표적이다. 정부가 주도적으로 만든 상품이어서, 금리가 비교적 낮은 편이다. 최저 연 5%에서 최고 14%까지이다. 주 대상자는 신용등급이 6~10단계인 사람들이다.

이런 서민 대출 상품의 문이 올해부터 넓어진다. 우선 미소금융의 지원 대상이 확대된다. 종전에는 미소금융 대출 가능자의 신용등급이 7~10단계로 제한되었다. 하지만 앞으로는 신용등급이 6단계 이상인데도 고정 소득이 적으면 대출을 받을 수 있다. 서민들이 미소금융 대출 창구를 찾기 어렵다는 점을 감안해 창구를 확대하기로 했다. 내년 말까지 전국 전통 시장에 9백여 개의 미소금융 지원 채널을 구축할 방침이다.

은행권은 새희망홀씨 대출의 연간 지원 규모를 지난해 1조2천억원에서 올해 1조5천억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은행들이 자율적으로 3천억원어치의 대출을 더 내주기로 한 만큼, 수요자 입장에서는 대출받기가 한결 쉬워지게 되었다. 지난해 말만 해도 은행들은 연간 실적을 맞추기 위해 막판 대출 경쟁을 벌이기도 했다.

자산관리공사(캠코)가 취급하는 바꿔드림론의 지원 대상도 확대된다. 바꿔드림론은 연 20% 이상 고금리 대출을 10% 안팎의 저리 대출로 바꿔주는 정책 금융 상품이다. 캠코 관계자는 “바꿔드림론을 지원받은 지 3년이 지났고 이 돈을 모두 갚은 사람에 대해서는 총액 3천만원 범위 안에서 추가 대출을 허용해주는 방향으로 추진 중이다”라고 말했다.

   
한국자산관리공사를 찾은 한 시민이 바꿔드림론에 대해 상담을 받고 있다. ⓒ 연합뉴스

미소금융, 금리 연 2~4.5%에 무담보 대출

신용이 낮아 은행에서 돈을 빌리기 어렵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가장 먼저 미소금융 대출을 받을 수 있는지 따져보는 것이 좋다. 무엇보다 대출 금리가 저렴하기 때문이다. 연 2.0~4.5%에 불과하다. 2009년 말 정부 주도로 시작되었다. 재원은 대기업·은행의 기부금과 휴면 예금으로 충당된다.

미소금융은 창업 자금과 가게 운영 자금 대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저신용자들이 스스로 일어설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지원 대상이 고신용자로 확대되었어도 기본적으로 신용등급이 낮은 사람이나 저소득층이 대출받기에 유리하다. 고정 소득이 많으면 대출이 안 된다는 얘기이다. 2인 이상이 공동 창업하거나 운영 중이어도 대출을 받을 수 있다. 다만 실제 운영자와 사업자 등록상 명의자가 다르면 제외된다. 제조업이나 금융업, 투기를 조장할 수 있는 업종에 대해서도 대출이 제한된다. 부채가 자산의 50%를 넘지 않아야 한다.

담보는 필요 없다. 대출 한도는 최소 5백만원에서 최대 5천만원까지이다. 창업 자금 대출액이 가장 많다. 5천만원까지이다. 운영 자금 명목으로는 1천만원이 한도이다. 6개월에서 1년 동안 이자만 내다(거치 기간) 향후 최장 5년에 걸쳐 원리금을 분할 상환하는 조건이다. 창업 자금의 경우 전체 소요 자금 가운데 자기 자금이 30% 이상이어야 한다. 미소금융중앙재단의 각 지역 지점과 대기업·은행의 미소금융 창구를 찾으면 된다. 전국 지점 및 출장소는 현재 1백50개 안팎이다.

미소금융 다음으로 낮은 금리를 적용받을 수 있는 서민 대출 상품이 새희망홀씨이다. 시중 은행과 농협중앙회, 지방 은행 등 16개 은행이 취급하고 있다. 서민 대출 중 취급액이 가장 많기 때문에 대출 대상이 폭넓은 편이다. 국내 은행의 전국 영업점에서 다루고 있어 대출 접근성이 용이한 것도 장점이다.

은행뿐만 아니라 사회적 기업인 한국이지론에서도 새희망홀씨 대출을 안내하고 있다. 한국이지론은 한국신용평가정보와 저축은행중앙회, 신협중앙회, 대부금융협회 등이 공동 출자해 만든 회사이다. 시중 은행에서는 새희망홀씨 대출을 위해 별도 심사 기준을 마련해놓았다. 은행마다 대출 금리와 요건이 제각각일 수 있다는 얘기이다. 평소 다니던 주거래 은행에서 심사를 받는 것이 유리하다.

대출 한도는 1인당 최대 2천만원이다. 연봉 대비 80%까지 대출이 가능하다. 이용 대상은 연소득 3천만원 이하인 사람이다. 이 소득 기준만 맞추면 신용등급에 특별한 제한이 없다. 다만 연소득 3천만~4천만원이라면 신용등급 5~10등급만 가능하다. 이보다 소득이 많으면 대출이 안 된다. 3개월 이상 연체를 했거나 부도,세금 및 과태료 체납 등이 있어도 안 된다. 금융 채무 불이행으로 인한 신용 회복 지원자도 대상에서 제외된다. 금리는 신용도에 따라 연 7~14% 정도이다. 통상 연 10% 안팎의 금리를 적용한다. 기초생활수급자나 한 부모 가정,다자녀 가정, 다문화 가정 등에 대해 최대 1%포인트까지 금리를 깎아준다.

새희망홀씨 대출이 어렵다면 햇살론을 알아볼 만하다. 정부의 보증부 대출인데, 지역 농·수협과 새마을금고, 신용협동조합, 저축은행 등이 취급한다. 2010년 7월 출시되었다.

새희망홀씨보다 대출 요건이 덜 까다롭고 지원 명목도 다양하다. 대출 승인율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신청 자격은 연소득 4천만원 이하이면서 신용등급 6~10등급인 사람이다. 기초생활수급자와 차상위 계층, 연소득 2천6백만원 이하(이 경우 5등급 이상 고신용자도 가능)인 사람도 해당된다. 무등록·무점포 자영업자 및 일용직·임시직 근로자도 신청할 수 있다.

창업 자금으로는 최대 5천만원까지 대출을 해준다. 사업 운영 자금은 등록사업자의 경우 2천만원까지가 한도이다. 점포가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대출 조건이 달라지는 구조이다. 1년 거치(이자만 내는 기간) 후 4년 이내에 원금을 나누어 갚아야 한다. 창업 자금을 받으려면 공공 기관 등에서 창업 교육을 이수해야 하며, 가게 임대차 계약서도 제출하는 조건이다. 별도로 긴급 생계 자금은 1천만원, 전환 대출은 3천만원까지 각각 대출이 가능하다. 생계 자금의 경우 3년 또는 5년 안에 상환해야 한다.

금리는 연 10~13% 수준이다. 상호금융회사의 경우 연 10.95%, 저축은행은 연 14.24%가 상한선이다. 전국적으로 취급 점포가 무척 많다. 지역 농협이 포함되어 있어서다. 일부 채권추심회사에서 채무자에게 친인척 명의로 햇살론 대출을 받아 채무를 상환하도록 유도하는 사례도 있다. 하지만 이것은 엄연한 불법 행위이다.

대부업체의 고금리 대출을 쓰고 있다면 캠코의 바꿔드림론으로 갈아타는 것이 좋다. 연 소득 4천만원 이내이면서 연 20% 이상 고리 대출을 6개월 이상 정상 상환하고 있는 사람이 대상이다.

고금리 대출 있다면 바꿔드림론 갈아탈 만

   
심사를 통과하면 최대 3천만원까지 연 8.5~12.5%(평균 연 11%)의 금리로 빌릴 수 있다. ‘빚 고리’를 끊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제공받게 되는 것이다. 캠코 본·지사뿐만 아니라 국민·우리·신한·하나·기업·농협 등 여섯 개 은행의 5천4백여 개 영업점에서 신청할 수 있다. 저축은행 등에서 연 20~30%짜리 고금리로 학자금 대출을 받은 대학생도 이용할 수 있다. 학생인 경우 보증이 없으면 5백만원까지, 부모 보증이 있으면 1천만원까지 대출이 가능하다는 것이 캠코측의 설명이다. 지난 한 해에만 4만6천1백64명(4천7백52억원)이 고금리 대출을 바꿔드림론으로 바꾸는 데 성공했다.

자격 조건은 신용등급 6등급 이하이면서 연 소득이 4천만원 이하인 사람이다. 연체도 없어야 한다. 이런 서민 대출 상품을 모두 받을 수 없을 정도로 부채가 많다면, 개인 워크아웃이나 개인 회생, 파산을 고려해볼 만하다.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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